VAR 도입의 배경과 목적: 판정의 공정성을 위한 도전
VAR 시스템이 도입된 배경에는 축구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오심 문제가 있었다. 축구는 실시간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심판이 모든 장면을 완벽하게 판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특히 오프사이드, 핸드볼, 페널티킥 상황에서는 심판이 순간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며, 이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잉글랜드의 프랭크 램파드가 독일을 상대로 넣은 슛이 골라인을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은 사건이 있다. 당시 명백한 골이었지만, 심판진은 이를 확인하지 못했고 경기는 독일의 승리로 끝났다. 이 사건은 국제축구연맹과 각국 축구협회가 비디오 판독 시스템의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VAR 시스템은 2016년 FIFA 클럽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공식 테스트를 거쳤으며, 이후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정식으로 도입되었다. VAR은 득점 상황 페널티킥 판정 퇴장 여부 오심 정정과 같은 네 가지 주요 상황에서 사용된다. 심판이 즉각적인 판정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 VAR 심판진이 영상을 분석하여 주심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직접 판정을 수정할 수도 있다.
VAR 도입 이후 경기의 공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들도 발생하고 있다. 일부 판정은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며 경기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했고, 판정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되면서 VAR의 역할과 필요성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논란이 되는 주요 사례: 판정의 일관성 부족과 경기 흐름 중단
VAR이 도입된 이후 축구 경기에서 논란이 된 판정 사례는 수없이 많다. 특히 같은 상황에서 다른 판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아, 팬들과 전문가들은 판정의 일관성 문제를 강하게 지적하고 있다.
첫 번째 사례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발생한 일본과 스페인의 경기다. 당시 일본의 결승골 상황에서 공이 골라인을 완전히 벗어났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VAR 판독 결과 공이 아주 미세하게 라인 안에 걸쳐 있다는 이유로 득점이 인정되었다. 이 판정은 일본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왔고, 독일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VAR이 너무 정밀하게 판정을 내리면서도 때로는 상식적인 판단과 어긋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비판이 나왔다.
두 번째 사례는 2023-24 프리미어리그에서 토트넘과 리버풀이 맞붙은 경기에서 발생했다. 당시 리버풀의 루이스 디아스가 넣은 골이 오프사이드로 판정되었지만, VAR 화면에서는 명확히 온사이드로 보였다. 그러나 VAR 심판진이 혼동을 일으켜 판정을 바로잡지 못했고, 결국 리버풀이 억울하게 득점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프리미어리그 심판진은 공식적으로 실수를 인정했지만, 이 판정은 경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VAR의 신뢰성 문제를 다시 한번 불러일으켰다.
세 번째 사례는 K리그에서도 있었다. 2024 시즌 개막 이후 수원 FC와 전북 현대의 경기에서 VAR 판독 후 페널티킥이 번복되는 일이 발생했다. 주심은 초반에 전북에 페널티킥을 선언했지만, VAR 판독 후 상대 선수의 태클이 먼저 공을 건드렸다고 판단하여 페널티킥을 취소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리그마다 판정이 다르게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며 판정 기준의 일관성 부족을 지적했다.
이처럼 VAR은 판정을 보다 정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판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과 일관성 부족으로 인해 오히려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VAR의 한계와 향후 개선 방향: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해결책
VAR은 판정의 정확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도입되었지만, 여전히 여러 문제점이 존재한다. 가장 큰 한계는 판정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같은 상황에서도 심판마다 VAR 적용 방식이 다를 수 있으며, 어떤 판정은 VAR 개입 없이 진행되는 반면, 어떤 경우에는 VAR 판독으로 판정이 번복되기도 한다. 이러한 일관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FIFA와 각국 리그는 판정 기준을 더욱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또한, VAR 판독 과정에서 경기 흐름이 지나치게 중단되는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VAR이 도입되면서 경기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일부 팬들은 ‘VAR이 축구의 속도감과 박진감을 해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VAR 판독 시간을 단축하거나, 테니스나 미식축구처럼 판독을 요청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하는 방식도 고려될 수 있다.
VAR 판정이 더욱 투명해질 필요도 있다. 현재 VAR 판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경기장 내 팬들에게 실시간으로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프리미어리그와 일부 리그에서는 VAR 판정을 화면에 띄우고, 심판과 VAR 담당자의 대화를 공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러한 변화는 판정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VAR 심판진의 교육 수준을 더욱 높여야 한다. VAR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이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심판의 능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FIFA와 각 리그는 VAR 심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판정 기준을 명확하게 정리하여 혼란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
VAR은 축구 경기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기술이지만, 여전히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판정의 일관성 부족, 경기 흐름의 중단, 투명성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VAR에 대한 불신은 지속될 것이다. 앞으로 VAR 시스템이 더욱 발전하고, 판정 과정이 보다 명확하게 운영된다면 축구 경기는 더욱 공정하고 흥미진진한 스포츠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VAR이 축구의 발전을 위한 도구로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개선과 보완이 필요하다.